요즘











1.

'어쩔 수 없어'라는 싱크홀에 빠진 느낌이다. 



2.

예전엔 동성보다 이성이 편했다, 좀 거칠어도 뒤가 없으니까 

그 다음엔 동성이 편하고 이성보다 훨씬 다정하게 느껴졌다 


지금은 둘 다 싫다

그냥 이 나이먹은 인간들이 싫다

덜 컸는데 다 큰줄 알아

자신들도 불안하면서 타인이 앓다 털어놓는 불안을 비웃는다 


사람으로부터 벗어나고 싶다

특히 젊다 말았거나 어설프게 늙기 시작해 

꾸덕하게 비틀어지고 바삭 바삭 말라가는 너희들에게서 




3. 

재취업 제안을 받고, 고민하고, 주위 사람들 반대와 먼 거리에 좌절하고

이젠 '자리가 있으면 재취업 할 수 있다.' 는 자위마저도 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것 덕에 꽤 오랫동안 마음이 힘든데, 그런 마음을 아무도 알아주지 못하는 것이 더 힘들다. 

그냥 혼자 힘들게 내버려 두기라도 했으면

어차피 내가 진짜로 웃길 바라는게 아니라 그냥 그만 신경쓰고 싶은거잖아

그네들을 위해 웃어야 하는 하루하루가 고되다. 


남편 덕에 행복하게 산다는 말 좀 그만해 18 

내 행복의 기준은 내가 정해 

나 혼자 벌 때도 충분히 행복했다

인생역전이라도 한 줄 아나본데, 행복의 모습이 달라진 것 뿐이야 

그리고 남편 직장 좋고 집 넓어져서 내가 행복한거면 

남편이 이건희쯤 되고 집이 서울만하면 아주 행복해서 정신이 나가겠군 

바라지 않는 격려 속에 더 바라지 않는, 뱃속까지 보이는 비아냥 친절하게 끼워넣지 마 

니가 그렇게 생각하며 날 조소하는 꼴에 내가 맞춰줄 이유 없어 




4.

필요하다

적당한 말을 섞으며 같은 타이밍에 웃는 너와

깊은 하늘 속 잔잔하게 흐르는 달이 비추는 핀라이트 

다정한 시간을 보내며 전해지는 진심

입술 자국이 겹겹이 쌓여가는 술잔 

천천히 올라가는 하루의 엔딩 크레딧 


결국 꿈일 뿐인 그 모두가 눈 앞에서 그려지고 또 지워지는 동안  

다시 그리워하지 않도록 이 비어진 마음을 채울 무엇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