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읽지 않았던 이유
Diary_일기 2014. 1. 8. 14:35
그것이 비극이던, 희극이던지 간에
사람은 누구나 극 속 주인공 같은 삶을 살길 바라고
극은 그런 사람을 거울과 같이 존재를 여실히 비추는 것이 목적이지만
그 둘은 끝도 없이 마주하는 철로라던가
벗어나고 싶어서 끊임없이 용트림치는 바다를 바라보는 절벽과 같아서
서로를 그저 마주할 수는 있지만 절대 서로가 될 수는 없다
사람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대변할 수 있는 관찰자를 가질 수 없고
극은 그런 관찰자를 갖고싶어 하는 사람이 자의적이고 주관적인 의도만을 담은 욕구의 결정체일 뿐이라
그 어느쪽도 각자 욕구를 만족시키지 못함과 동시에 완전한 만족감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은 그저 그것을 증명하는 것 만으로 인생의 전부를 건다
하지만 결국 그 어떤 결핍도 채우지 못한 채 그저 쳐다볼 뿐인 삶
끝 없이 마셔도 가시지 않는 갈증을 증명 당할 뿐인 삶
해서,
때때로 찾아오는 이유없는 허무와 공허는
사실 그 순간이 스스로 존재감을 느끼는 찰나임에
오히려 살아있음이 증명되는 것으로 이해하고 기뻐해야 할지도 모른다
극 같은 삶, 삶이라는 극 속에 사는 나를 마주하는 적당한 이질감과
매번 새로운 시간을 '당하며' 얻어맞는 경험의 폭력을 여러가지 감정에 빗대어 관찰함과 동시에 설명해야 하는
그런 아이러니를 쌓아가며 평생 적응되지 않는 쓸쓸함을 채워야 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