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_일기

150813

2gyoung_ 2015. 8. 13. 15:40



1.
나는, 서툴고
모자라고

그걸 아는 나는
또 너무 잘 알아서, 나는

속에서 마음을 갉아먹는 괴물을 키우지 않으려
소리없이 커지는 파동을 숨기기 위해

할 수 있는 거라곤 이런 말 뿐인
아직도 양껏 어설픈
나는..


2.
자신 없는 자가 자신을 만나면
어버버, 더듬어 대며 하고 싶은 말을 맘보다 앞서 쏟아낸다.
흔들리는 동공은 사람을 보지만 보지 않는다
말하는 자와 그것을 보는 자가 같다 다르다
그는 그를 한심해 하는 중이다
최선을 다해 들으며 고르고 골라 말하지만
모두 뒤섞여 있는 듣기 말하기 생각하기
돌아오는 길에는 끝 없이 자책이 새어 흐르고
그것을 따라 곪아가는 기억이 바싹 쫓는다

내 이야기가 아니다
네 이야기가 아니다

누구의 것도 아닌 이야기
자신과 자신이 자신에 대해 하는 이야기

오늘만 해야 하는 이야기
오늘도 하게 되는 이야기
사실은 하면 안 되는 이야기

이야기가 아닌 이야기


3.
적당히 우울하니 시가 잘 읽힌다
신경이 은근히 서 있어 눈도 잘 보이고
평소보다 많은 생각을 한다
현실보다 조금 더 비참한 것이 썩 괜찮은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