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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맥주를 마실 땐 ABC 초콜릿을 반씩 잘라 먹는다.
그냥 딱 그만큼이 맞는 것 같아서.
뭐든 과하지 않게 했으면 좋겠다.
잘 안 되는 것 같지만..
2.
우리집 음식의 자존심은 육수.
말린 다시마를 잘 닦아 아주 작은불로 5분
불을 끄고 또 1분 뒀다가, 모두 꺼내고
내장을 제거한 후 기름 없이 노랗게 볶은 말린 멸치와, 반건조 디포리를 5:1정도,
(보통 4:1정도 넣으라는데, 난 그러면 맛이 과하더라)
깨끗이 씻은 파뿌리, 대파 몇 줄기와 건새우, 그리고 버리지 않고 얼려둔 무 꽁지를 넣는다
그 상태로 20분 아주 약불로 끓였다가 끄고 또 1분 식힌다
그리고 차갑게 차갑게 식혔다가 유리병에 담아서
대략 7일에서 8일정도 보관하면서 조금씩 사용.
그 정도의 정성으로 장도, 기름도, 향즙도 직접 만들어 쓴다.
난 내가 해서 그런가, 너무 심할 정도로 정성스러워서 내 음식이 정말 좋다.
맛있는지 아닌진 잘 모르겠다- 먹어볼래요?
3.
조금 더 진짜가 되고 싶다.
진짜였으면 좋겠다. 지금은 아닌 것 같아.
그리고 아주 아주 칭찬받고 싶다.
어째 내 인생에 칭찬이란건 씨가 마른걸까, 왜? 내가 칭찬받는 짓을 하지 않는건가?
쩝.. 나름 한다고 하는데. 아쉽네.
좀 더 나이들고 경험과 연륜이 쌓이면
누군가에게 칭찬받을 수 있을까
4.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다.
전에 SJ가 지나가는 말로 '핫케이크가 먹고싶다' 하는걸 기억해뒀다가 가루를 사두었다.
SJ가 좋아해줬으면 해서, 예전부터 준비했던 핫케이크를 하겠다 신나서 떠들었다.
SJ는 별 관심이 없는 것 같지만 뭐 어때- 해줘서 싫다고 밀지만 않으면 다행이지 싶다.
나 좋다고 하는거야 ㅋ 항상 그래왔듯이
핫케이크에는 코코아지!
따끈따끈한 핫케이크에- 너무 달지 않게 유자를 섞은 시럽을 얹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완성품을 SJ에게 주겠다.
그리고 같이 캐롤을 듣는거야.
나한텐 그것이 올해의 완벽한 크리스마스 이브
그 정도면 만족스러워. 으하하
이번에야말로 내가 원하는 크리스마스를 보내겠다!
기뻐하던, 관심 없던 그 표정은 보지 않겠어.
난 애초에 사람 얼굴을 보고 믿기 힘든 사람이니까.
그냥 내 세계 안에서 기뻐하면서 이브를 보내겠다
오늘은 그래도 되쟎아?